"이념 다르다고 '합법정부' 바꾸려 한다면 그 신문은 '폭력'을 혼합한 일종의 팸플릿" 장행훈 전 <동아> 편집국장... "한국 보수신문 타산지석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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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파리특파원과 편집국장을 지낸 언론인 장행훈씨가 한국언론재단에서 발행하는 언론전문지 <신문과 방송> 9월호에 한국 보수언론들의 보도행태를 비판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요지는 1930년대 프랑스의 진보적 정치집단인 인민전선 정부가 극우신문의 공격을 받고 1년여만에 막을 내린 사례를 들며 한국의 현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필자와 언론재단측의 양해를 얻어 전문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 장행훈 동아일보 전 편집국장
오늘의 한국 언론과 정치세력과의 관계를 지켜 보노라면 1930년대 프랑스의 인민전선 정부와 우익 언론과의 대결을 연상시킨다. 대결이라기 보다는 레옹 블룸의 사회당 급진당 연립정권이 우익 극우 신문들의 극단적인 공격을 견디어 내지 못하고 퇴진하는 일방적인 승부였다.
인민전선 정부는 역사상 최초로 유급휴가(바캉스)를 실시하고 노동자의 단체협약을 보장하는 등 획기적인 복지개선 노동권 신장의 업적을 남기지만 그 정책을 알리고 지지해 줄 우호적인 큰 신문이 없었기 때문에 우익 극우 신문들의 난폭한 반대 캠페인과 압박에 밀려 1년여 만에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이제 당시의 우익 신문에 대해서는 신문이라기 보다는 “폭력적 선전신문”이며 팸플릿이라는 역사적 평가가 내려졌다. 이들은 자기들과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선거로 구성된 합법정부를 타도하는데 언론자유를 남용했다. 우익 야당과 막강한 경제계의 지원이 탈선 언론의 활동에 힘을 실어주었다.
시대가 다르고 정치환경이 상이하기 때문에 인민전선 당시의 우익 극우 신문과 오늘의 한국 보수지들을 같은 차원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신문들의 보도 경향과 태도에 있어서는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레옹 블룸 정부와 우익 신문들과의 관계를 살펴 보면서 우리 신문들의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당시의 우익신문은 선거로 집권한 인민전선의 레옹 블룸 내각을 공산 정권처럼 적대시하고 정권 파괴를 겨냥한 맹공격을 퍼부었다. 거의 반란 선동에 가까운 기사를 서슴지 않고 실었다. 우익 인사라면 무조건 찬양하고 우익 사상이라면 무조건 지지하고 선전했다. 반면 인민전선 인사라면 명예훼손을 개의치 않고 한계를 모르는 인신공격을 가했다. 언론의 지나친 인신공격에 레옹 블룸이 제약을 가하는 조치를 시도하자 우익 신문들이 들고 일어나 이를 좌절시키고 만다.
신문의 황금시대가 신문의 남용시대
▲ 1930년대 프랑스의 대표적 우익신문인 <악숑 프랑세즈(Action francaise)>.
프랑스에서는 신문이 정권을 두 번 바꿨다 19세기 언론인 겸 작가인 이폴리트 카스티유의 말이다. 국민의 봉기로 독재 왕정을 무너뜨린 1830년의 “7월혁명”과 제2공화국을 출범시킨 1848년의 “2월혁명”을 성공시키는데 신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신문사학자들이 당시의 신문을 “왕정 타도에 나선 신문”이라고 부를 정도로 신문은 독재 타도에 앞장섰다. 신문은 이미 19세기 초부터 혁명을 부화(孵化)하고 성공시킬만한 정치적 위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제3공화국이 들어선 후 신문기업은 자본의 지배를 받게 된다. 대다수 신문은 우익 정치세력과 손을 잡고 좌익 또는 진보세력을 노골적으로 적대시하고 가차 없이 공격하는 경향을 보인다. 제3공화국은 신문의 “황금시대”인 동시에 ‘남용의 시대”라고 부른다. 오늘날까지도 프랑스 언론법의 대간을 이루고 있는 1881년 7월 29일자 “대(大)신문법”의 제정으로 언론자유가 확고해지고 독자수가 크게 늘어났다.
이제 신문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사전 허가가 필요 없고 신고하고 등록만 하면 된다. 발행과 유통의 자유가 보장됐다. 과거 중죄로 다스리던 신문 관련 정치적 범죄 수를 크게 제한했다. 언론인에게 해당되는 대부분의 다른 불법행위도 경범재판소에서 다루게 했다. 황금시대의 측면이다. 그러나 신문남용의 시대이기도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신문의 부패가 만연하고 정치 분야에서는 노골적인 중상 인신공격과 난폭한 언어 폭력이 자행됐다. 그 대표적인 남용의 피해자가 1936년 총선으로 집권한 인민전선 정부일 것이다.
인민전선 정부는 사회당과 급진당의 연립정부이며 공산당은 연정에는 참가하지 않은 채 지지만 하는 좌익 연립정권이다. 1981년에 집권한 미테랑의 사회 공산 연립정부 보다 덜 좌익이다. 그러나 레옹 블룸 총리가 이끄는 인민전선 정부는 우익신문들의 가차 없는 공격으로 수세에 몰려 단명으로 끝난다. 그러나 “집권” 1년여 동안에 제3공화국 출범 60년 동안의 과제였던 복지와 노동자 권익 분야에서 획기적인 개혁을 실현한다. 우리가 지금 바캉스라고 부르는 노동자의 유급휴가라는 것을 최초로 도입한 것도 레옹 블룸 정부였다.
1936년 초 대파업 후 노사(勞使)가 총리 공관에서 타결한 이른바 “마티뇽 합의” 내용을 보면 노동자의 임금 인상, 노동 시간을 주(週) 40시간으로 단축, 2주간의 유급휴가 노동자 단체협약의 의무화, 노동분규의 중재 의무화 등 지금까지 신성시 되던 고용주의 특권에 종말을 선언하는 것 같았다. 제3공화국 수립 이후 전례 없는 개혁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는 업적들이었다.
그러나 우익 야당과 우익 신문들의 눈에는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레옹 블룸 총리와 인민전선 정부가 공산당 정권이나 다름 없는 불신의 대상이었고 증오의 표적이었다. 레옹 블룸은 공산당으로부터는 공산당을 “외국의 영향을 받는 민족주의 정당”으로 취급한다고 비난을 받았을 뿐 아니라 마르크스주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주의자였지만 우익으로부터는 여전히 공산주의자와 다름 없는 의혹의 대상이었다.
우익 야당은 우익신문의 지지에 의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우익 신문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역대 정부가 기대하는 “세뇌”작업에 가담하여 일반 독자들이 신문에 갖고 있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우익 정권이 선거에서 패하자 우익 신문은 개혁을 시도하는 레옹 블룸의 인민전선 정부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우익 신문의 횡포는 프랑스 사회의 분열을 조장했다. 특히 주간 신문들의 극우 경향이 두드러졌다. 악숑 프랑세즈(Action francaise) 그랭고와르(Gringoire) 쥬 쉬 파르투(Je Suis Partout) 등이 그 대표적인 주간지들이다.
그랭고와르는 인민전선 정부의 가장 위험한 적이었다. 잡지 르뷔 드 프랑스(Revue de France)의 창립자 카르뷔시아(Carbuccia)가 1928년 창간한 그랭고와르는 다음 해부터 평군 발행부수가 13만5천부에 달했고 31년에는 65만부의 기록을 세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40년대도 50만부 선을 유지했다. 카르뷔시아는 원고료를 많이 지불하는 정책으로 이름이 알려진 필진을 확보해서 문예지면의 평이 좋았다. 그러나 이 주간지가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정치논설이었다. 모든 우익 민족주의 지도자들이 그랭고와르에 기고했다. 28년부터 43년까지 신문의 편집 방향을 실질적으로 결정한 것은 소설 “살찐 순교자”(le Martyre de l’Obese)로 공쿠르 상을 받은 앙리 배로(Henri Bero)였다. 기자 출신인 베로가 놀라운 논쟁 재능을 활용해서 벌이는 우익 켐페인이 그랭고와르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그랭고와르의 노선은 애국지상주의 친(親)파시즘이었다. 이태리의 무솔리니와 스페인의 프랑코를 극찬하고 영국을 반대했으며 소련을 증오했다. 반(反)유태주의 반(反)의회주의 반(反)마르크스주의를 부추겼다. 이 주간지는 또한 인민전선 각료에 대한 인신공격의 선두 주자였다. 레옹 블룸 내각의 내무장관 로제 살랑그로(1890-1936)는 이 신문의 인신공격에 견디다 못해 마침내 자살하고 만다. 살랑그로는 20대에 북부 대도시 릴의 시장에 당선되고 28년부터 하원의원에 연속 재선된 유망한 젊은 정치인이었다. 그는 36년 인민전선 정부가 들어선 후 혼란한 사회 위기를 잘 수습해서 정치력을 돋보였다. 그러자 이 해 여름 우익 극우 신문들은 그에 대한 맹렬한 공격캠페인을 개시한다. 해묵은 고발사건을 끄집어 내 꼬투리를 잡는다.
살랑그로가 1915년 제1차 세계대전 중 탈영, 적(敵)진영으로 넘어간 혐의로 프랑스 군사회의에서 재판을 받았다고 대서특필한다. 살랑그로의 요청에 따라 재향군인 대표들이 그의 병역 서류를 조사했고 그 결과 그는 전쟁 중 지휘관의 허락을 받아 자기 소속 부대를 찾아 나섰다가 포로가 됐으며 군사회의에 회부됐지만 무죄로 방면됐음이 확인된다. 그러나 그랭고와르는 그 후에도 살랑그로에 대한 인신공격을 계속한다. 그래서 하원에서 살랑그로 문제가 상정되지만 하원은 압도적인 다수로 그에 대한 고발을 각하하는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살랑그로는 얼마 후 사체로 발견됐고 조사 결과 자살로 판명된다. 도를 지나친 인신공격으로 충격을 받아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익 신문의 좌익 정치인에 대한 중상과 극단적인 인신공격의 대표적 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살랑그로 스캔들의 전말이다.
그랭고와르는 우익과 극우파 인물이면 누구나 찬양하고 우익 극우 사상이면 무조건 지지했다. 한국 보수신문에서 누군가가 노무현 정권을 비판하고 그 정책을 “좌파적” 이라고 단정하면 크게 보도하는 것과 비슷하다. 프랑스의 저명한 문화사학자 장-프랑솨 시리넬리 교수는 이 같은 우익 신문의 보도행태를 놀라울 정도로 과격한 ‘폭력’을 혼합한 일종의 팸플릿이며 프랑스 우익의 “불평을 못 참는”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팸플릿이라고 규정했다.
시리넬리 교수는 이 같은 신문이 성공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전야 국가의 정치적 분열상의 지수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극우 신문의 성격상 그랭고와르는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자 비시 정권과 나치 점령 정권과 협력했다. 그래서 편집인 베로는 반 유태주의 반영(反英)주의 민주주의에 대한 혐오를 선동한 죄로 해방 후 부역 언론인으로 재판에 회부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 다행히 그 후 유배형(流配刑)으로 감형돼 단두대는 면했지만….
그랭고와르와 동류의 신문으로 악숑 프랑세즈(Action Francaise)가 있다. 반혁명 전통주의와 프랑스 민족주의의 기치를 내걸고 우익사상을 전파하며 반대파를 공격한 신문으로 유명하다. “반혁명 교사”로 알려진 샤를르 모라스(Charles Maurras-1868-1952)가 주동이 된 동명(同名)의 정치운동과 지향하는 목표가 같았다. 악숑 프랑세즈는 1908년 격주간에서 일간으로 바꾼 후 36년간 프랑스 우익 사상을 대변해온 논쟁과 선동의 신문으로 당시 우익을 대표하는 일종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모라스가 교리 문제로 교황청의 불신을 사게 되고 1926년 교황 비오 11세가 카톨릭 신도들에게 이 신문의 구독 금지를 명령하면서 그 영향력이 크게 위축된다. 1930년 창간된 쥬 쉬 파르투 신문도 반공 반 의회주의 반 유태주의를 표방하고 반대파들에 대한 논쟁에서 극도의 폭력적 표현을 남용했다. 그랭고와르와 마찬가지로 이들 극우지들의 언론인 중에는 나치 점령 중 부역한 죄로 해방 후 재판에 회부돼 단죄 받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
우익신문의 몇 가지 특징
우익 신문은 정치적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면서 우익세력 지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우익신문은 조직된 정당이 없을 때는 우익의 정치방향을 결정하고 여론을 일으키고 판단을 유도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19세기와 20세기 전체를 통해서 일부 영향력 있는 신문과 잡지의 편집팀은 제2의 권력을 행사했다. 그들의 제안과 주장은 우익의 역사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컸다. 그래서 당시 가장 유능한 필진을 규합했던 이들 신문의 글과 사설을 읽는 것은 우익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도 지적(知的)인 “필수 통과의례”가 될 정도였다.
우익신문의 문제점은 정보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너무 당파적이고, 실리는 글들이 수준이 높은 편이지만 복수심과 증오로 차있고 편파성이 한계를 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프랑스식 우익 정치문화 저널리즘”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건전한 저널리즘의 탈선이며 수치스러운 저널리즘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프랑스 언론학계의 평가다. 가장 극우적인 신문들은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 팸플릿 같은 과격하고 폭력적인 신문을 만드는데 언론자유를 남용했다. 인민전선 정부 기간 중 악숑 프랑세즈는 거의 반란을 선동하는 것 같은 기사를 서슴지 않고 실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우리의 몇 보수지 의견광고란에서 “적색 쿠데타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국가안전 보장을 사명으로 하는 국군을 믿는다” “국군은 헌법과 국가의 체제와 자유를 파괴하려는 그 어떤 위헌적 명령도 거부해야 한다”는 등 이런 표현이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는 광고를 읽으면서 30년대 프랑스 극우 신문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 극우 신문들이 정치적 반대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반대파들에 대해서 극단의 증오 캠페인 인신공격을 주저하지 않았다는 것은 앞에서 소개한 레옹 블룸 내각의 내무장관 살랑그로 스캔들이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이런 행태는 정보를 전달하는 신문의 행동이 아니고 분석을 둘러싼 건전한 논쟁은 더구나 아니다. 적나라한 선전신문이고 정적의 파괴에 눈이 먼 팸플릿에 불과하다.
우익신문의 또 한가지 특징은 지금까지 집권하던 우익 정치세력이 정권을 잃었을 때 우익 정당과 정치세력이 국가의 역할을 대신해서 우익신문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또 신문은 경영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서 재계에 지원을 호소하고 재계는 신문을 지원한다. 시대에 따라 지원 동기와 방법이 다르다. 신문이 다수 대중과 유권자에게 미치는 능력이 강조됨에 따라 정계와 경제계의 신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원형태는 처음에는 개별적으로 이루어졌으나 1918년부터는 신문 특히 대(大)일간 정보지와 영향력 있는 대중신문에 대해서 경제계가 집단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으로 바꾸고 있다고 3부작 “프랑스 우익의 역사”는 지적하고 있다.
일부 산업 금융인들은 그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상과 세계관을 독자층에게 심어주고 방어해줄 신문을 지원하기도 한다. 구독을 많이 해서 발행부수를 늘려주거나 또는 광고 게재를 통해 특정신문에 특혜를 줄 수 있다. 극우 신문이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할 때는 대기업이 자본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지원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일부 경제계 인사들이나 기업은 그들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해서 신문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향수제조로 재벌이 된 프랑솨 코티를 들 수 있다. 코티는 이 같은 목적으로 그는 1922년 피가로를 매입하고 그 밖의 여러 신문을 매입했다.
1930년대와 다른 오늘의 언론 환경
제2차대전 전 30년대 프랑스에서는 재계의 이해와 우익 세력의 정치적 목적이 일치하는 시기로 이들은 우익 신문들을 동원해서 진보 좌익 정부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퇴진시킬 수 있었다. 제3공화국 출범 이후 가장 큰 노동 복지 정책을 실현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는 레옹 블룸의 인민전선 정부는 그 주장과 정치상황을 알릴 큰 신문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언론에 관한 한 고립무원이었다. 언론자유를 남용하는 우익 신문의 횡포를 시정해 보려는 레옹 블룸의 언론 개혁 시도도 내각 퇴진과 함께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그러나 21세기의 언론 환경은 193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우익신문이 아무리 막강하다 해도 30년대처럼 신문만으로 그들이 싫어하는 정권을 퇴진시킬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신문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고 설득력이 훨씬 강한 텔레비전 방송과 인터넷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매체가 공감하지 않는 한 신문 하나 만의 힘으로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30년대 프랑스 우익 신문들이 인민전선 정부를 붕괴시킨 것은 오늘의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다. 한국 보수신문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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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도달할 수 없는 성인가?
정치와 권력의 생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