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은 과거의 유물이 아닌 미래적인 개념이다
NHK방송문화연구소 주임연구원 越川 洋
2002년 11월 20일, 프랑스의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월튼(Dominique Wolton)氏가 NHK방송문화연구소를 방문했다. 그는 1947년 생으로, 파리대학을 졸업했으며 현재 국립과학연구소(CNRS) 연구부장이자 공영방송인 프랑스TV의 경영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21세기의 커뮤니케이션과 공영방송의 과제에 대한 의견과 함께 2시간에 걸쳐 열변을 토했다. 스피치의 요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커뮤니케이션의 상품화, 글로벌화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을 해방시키는 가치였으나 지난 50년 동안 상품화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로 인해 오늘의 커뮤니케이션은 '가치'와 '상품'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산업의 글로벌화가 전세계에 위기감과 긴장감을 초래하고 있으나, 그 갈등을 피하고자 한다면 공영방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공영방송은 기존의 사고(思考)의 산물이 아닌 미래적인 개념이다. 세계화 및 개인주의가 더욱 확산될수록 우리는 문화적 정체성을 수호해야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공공 서비스에 대한 규제완화가 20여년 전부터 이루어지고 있으나 지금 공공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한 재검토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공영방송의 역사
과거 50년 동안의 공영방송 서비스를 돌이켜보면 국가별로 차이는 있으나 1950년부터 70년까지는 황금시대, 그 후 80년경부터는 점차 쇠하기 시작한다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인 틀이나 프로그램 제작면에서의 쇄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세대 교체적 측면도 실패하였다. 프로듀서나 방송인들이 변하지 않고 타성에 젖어버렸다. 80년경부터 지금까지는 민간 방송과 개인주의화된 TV가 승리한 시기라 할 수 있다. 규제완화, 세분화, 미디어의 개인화, 신기술이 그 특징이다. 현재 우리는 컴퓨터 앞에서는 매우 능동적인 세계에 살고 있다고 느끼는 한편, TV앞에서는 수동적인 감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으로는 인터넷에서 볼 수 있듯이 일종의 거품이라 할 수 있다.
공영방송에 대한 재검토
앞으로 10년에서 15년간 공영방송은 매우 치열한 경쟁의 시기를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신기술과 투기에 대한 환멸 등으로 인해 정보사회에 대한 여러 도전이 패배할 것이다. 개인주의는 고립될 것이며 집단의 중요성이 재검토될 것이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및 문화산업의 글로벌화에 대해서는 시장에 맡기면 된다는 생각에서 각국의 미디어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낄 것이다.
공영TV의 힘
공영방송의 힘은 첫째 무료 종합TV라는 점이다. 종합TV는 전문TV와 비교했을 때 돈이 들긴 하지만, 사회·문화적 역할, 사람들의 유대관계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 이는 세대간, 연령을 초월하여 말할 수 있다는 점이며 모두가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인 것이다.
또 민간방송에 비해 공영방송은 보다 폭이 넓으며 보다 목적의식을 갖고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려는 노력을 한다. TV에서 활약하는 방송인들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공영방송의 경우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기대할 수가 있다. 그리고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단순히 외국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책·영화·연극 등을 결합시켜 스스로의 힘으로 전국에 통용되는 것을 제작한다는 점에서 국민적·문화적 정체성 형성에 기여한다. 공영방송의 교육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NHK에 대한 기대
전세계적으로 거대한 공영방송은 그리 많지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이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NHK는 아시아의 커다란 공영방송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 월튼 (Dominique Wolton) : 1947년 카멜룬 생. 파리대학, 국립사회과학 고등연구소를 거쳐 1992-97 파리 정치연구소 교수, 현재는 국립과학연구소(CNRS) 연구부장
저서: Eloge du grand public, Une theorie critique de television, 1990/ Internet et apres? Une theorie critique des nouveau medias, 1999/ Internet, Petit Manuel de survie 2000 등
출처 : NHK방송문화연구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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