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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정글화 (http://jungpd.co.kr http://jungpd.co.kr)
Subject   정치인처럼 사는 언론(이재경)
정치인처럼 사는 언론  
<전문가의 눈> "전직 기자의 선거캠프 가담이 그렇게 중요한 기사인가?"
2002-10-09 오후 3:43:35  
 
 
 
  다음은 언론학자 이재경 교수(이화여대 언론정보학부)가 최근 이대 시사웹진 '듀'(dew.ewha.ac.kr) 에 기고한 칼럼 '정치인처럼 사는 언론'의 전문이다.
  
  이 교수는 이 글에서 한국언론이 "50년대부터 해오던 정치인 따라다니기, 후보자 사진찍기식 보도 자세"를 아직도 털어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전직 기자가 선거캠프에 가담하는 일이 그렇게 중요한 기사 거리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정치현장인 유권자들의 마음 속을 외면한 채, 동업자 봐주기ㆍ특정 정파 편들기 등 구태에 젖어 있는 한국언론의 고질병을 질타하고 있다.
  
  한 독자의 제보로 이 글을 접한 프레시안은 이 교수의 비판과 지적을 보다 많은 언론인 및 독자들과 나누고자 필자와 '듀' 측의 양해를 얻어 칼럼 전문을 소개한다. 편집자.
  
  정치인처럼 사는 언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정치현장은 어디일까. 청와대? 여의도 국회의사당? 한나라당사? 아니면 정몽준 후보의 선거운동캠프? 아니다. 이 가운데 어느 곳도 아니다.
  
  민주주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된다면, 아니 사회구성원들이 민주주의를 하는 줄 알고 살고 있다면, 가장 중요한 정치현장은 시민 개개인의 마음 속이다.
  
  그 속에서 시민이 던지는 한 표의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비록 4년에 한 번, 혹은 5년에 한 번 행사하는 주권이지만 소위 말하는 주권재민의 소재지는 유권자의 마음 속이다.
  
  그러면 언론은 이렇게 중요한 정치현장을 어떻게 다루는가? 신문과 방송사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존재인 소비자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출입처를 전담취재하는 기자는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민주당은 5명, 한나라당은 4-5명씩 출근하다시피 드나들며, 저질 싸움판을 지면에 재생산하면서도 그러한 정치판을 독자는 어떻게 읽고 있는지를 묻지조차 않는다.
  
  대통령 선거전이 모든 다른 쟁점을 압도하고 있는 오늘날도 서민이 신문에 정치주체로 등장하는 경우는 여론조사의 수치 뿐이다. 이회창 후보 지지 00%, 노무현 후보 XX%, 정몽준 후보 □□%. 이러한 보도 방식은 민주주의와 인기 투표를 구별하지 못한 결과이다.
  
  현대사회는 보들리야르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매체가 주도하는 사회다. 신문과 방송이 정치를 어떻게 보도하는가가 현실 정치를 규정하고 정치인들의 행동방식, 유권자들의 대응자세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한국의 신문과 방송은 50년대부터 해오던 정치인 따라다니기, 후보자 사진찍기식 보도 자세를 이제는 털어 버려야 한다. 그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비추고, 그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그들이 내놓은 처방전은 무엇인가에 집착하기보다는 2천만 유권자가 그들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가, 시민은 후보 개개인을 지지하는가 아닌가가 아니라 구체적인 쟁점과 관련해 후보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기사로 써야 한다는 뜻이다.
  
  언론은 지금까지 권력의 입장이나 정치 지도자의 입장에서 취재하고 보도해 온 게 사실이다. 그래서 시민은 아무 생각도 없는 독자 또는 시청자로서만 취급돼 왔다.
  
  이러한 관행이 계속돼서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바꿀 방법이 없다. 말도 안 되는 싸움판을 매일매일 중계하듯이 비춰주기 때문에 그들은 그러한 언론의 조명을 즐기며 저질공연을 계속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언론의 조명을 진정한 주역인 유권자에게로 옮길 때가 됐다. 20대 학생들은 선거를 어떻게 보는지, 노인정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서 무엇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40대 직장인들이 후보를 읽는 시각은 어떠한지, 시민들은 선거에 얼마나 의미를 부여하는지, 또 고질적인 문제라는 지역적 편향정서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등을 그들속으로 들어가서 취재해야 한다는 말이다.
  
  9월 28일자 신문에 보니, 경제신문의 논설위원 한 사람과 통신사의 전직 임원이 MJ캠프에 참여한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를 보며 기자와 정치인이 유사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인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언론인이 정치인처럼 생각하고 살았다는 뜻이기도 하고, 우리는 그러한 사람들이 쓴 기사를 통해 정치를 이해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선거캠프에서 할 일은 결국 언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주무를 것인가 하는 일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차단은 신문과 방송이 가장 중요한 정치현장인 시민을 다시 발견하는 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어느 전직 기자가 선거캠프에 가담하는 일이 그렇게 중요한 기사 거리인가? 선거과정을 언론의 동업자 봐주기 관행으로 끌고 가기엔 너무도 중요한 행사가 아닌가?  
관련 링크 ( http://dew.ewha.ac.kr )  
이재경/이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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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0.10 - 20:35
LAST UPDATE: 2002.10.14 -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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