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분야의 신임 책임자가 언론매체에 대한 지나친 규제를 풀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민과 광고업체의 얼굴이 활짝 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공산당의 신임 지도부가 등장한지 3개월이 지난 지금 중국정부는 일련의 규제완화조치를 내놓았으며 이는 새 지도부가 갈수록 매스컴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마 전 중국 최대 국영TV방송사인 CCTV가 중국 최초로 24시간 뉴스채널을 개설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CTV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언론홍보 업무를 주관하는 최고책임자인 리창춘(李長春)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이 지난달 이 같은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채널은 7월 1일부터 방송을 시작하며 매 시간마다 주요뉴스를 내보내고 30분마다 대담 프로그램과 특정주제를 집중 분석하는 프로그램 등을 편성할 계획이다.
청화대학 언론방송대학의 리시꽝(李希光) 학장은 7월 선보일 뉴스채널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현장보도를 해야 할 것이며 그 중 일부는 보도검열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뉴스채널이 중국에서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CCTV는 현재 12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CCTV-1에서는 매일 밤 중국 전역의 주요소식을 알리는 종합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방송시간이 30분 남짓한 이 종합뉴스는 지난 20여 년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국가지도자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고 국제뉴스는 끝나기 몇 분 전에 잠깐 내보내는 정도이다.
새로운 뉴스채널의 등장은 광고업체 입장에서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CCTV-1 종합뉴스 시작 전과 끝난 후의 몇 분간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광고시간이지만 광고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광고대행사인 마인드쉐어(MindShare)의 중국지사 영업책임자인 웨이리진(魏麗錦)은 CCTV의 기존채널이 뉴스, 드라마 및 기타 프로그램이 한데 뒤섞여 있는 것과는 달리 뉴스만 24시간 방송하는 뉴스채널은 광고고객 뇌리에 참신한 이미지로 각인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광고비가 비교적 저렴해 광고고객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청화대학의 리시꽝 교수는 중국정부가 뉴스채널 신설을 승인한 데에는 광고수입 증대라는 요인도 어느 정도 작용했겠지만 언론홍보 책임자의 말처럼 중국이 앞으로 직면하게 될 해외 미디어사와의 직접적인 경쟁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여 년간 경제개혁을 추진한 결과 오늘날 중국 국민들은 인터넷을 포함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뉴스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사건이 발생했을 때 국민들이 해외 매스컴이 아닌 자국 매스컴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국 매스컴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중국정부가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중국 언론매체와의 회의에서 리창춘은 언론매체가 당의 의지를 관철하는 동시에 국민들의 바람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언론매체가 단지 당의 대변자 역할만을 수행해서는 곤란하며 국민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그의 소신을 밝힌 것이다.
또 다른 자리에서 리창춘은 관련 당정기관이 더 많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뉴스보도가 다양성과 실효성을 갖게 하고 중국 언론매체가 주요사건을 보도하는데 있어서 적극성을 띄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맥락에서 관계부처는 100여 명의 기자를 이라크와 주변국가에 파견하여 앞으로 발발할지도 모를 전쟁을 보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정부는 일부 매체에 대한 규제를 풀었다. 올 1월 홍콩 PhoenixTV의 뉴스정보채널이 일부 지역에 대한 방송권을 취득했다. 물론 CNN, BBC World와 같은 영어 뉴스채널은 그 보다 먼저 중국에 진출했지만 PhoenixTV 뉴스정보채널은 중국방송권을 취득한 최초의 중국어 채널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다른 영어채널과 마찬가지로 뉴스정보채널 역시 3성급 이상의 호텔, 외국인 거주지, 학술단체 및 정부기관에서만 수신이 가능하다.
이밖에 개인 및 외국투자자가 중국에 합자회사를 설립한 후 서적, 신문, 잡지를 소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을 담은 조례가 올 1사분기 내에 공표될 예정이다. 이 같은 조례는 중국이 지난 2001년 12월 WTO 가입 시에 한 약속과도 부합된다. 이런 상황에서 출판물 소매 분야 진출을 목표로 60개 이상의 해외업체가 중국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중국 관료는 언론 및 출판업체에 더 많은 경영상의 자주권을 부여하기 위한 규정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얼마 전에는 국가뉴스출판총서(國家新聞出版總署)의 리우빈졔(柳斌杰) 부서장이 관영매체인 신화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과거 언론 및 출판업체의 이데올로기 문제를 지나치게 강조했는데 언론 및 출판을 산업의 하나로 대할 때 이들 업종이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www.chinatv-net.com 2003년 2월 18일
DATE: 2003.02.19 -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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