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한국 드라마와 ‘韓流’
이      름: 퍼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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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2003.12.02 - 09:18
한국 드라마와 ‘韓流’
 
 
 
蔣 泥 (중국 작가)

현대를 ‘이미지 시대’라고 하며, 이 시대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TV드라마와 영화다. 사람들은 이를 통해 패션이나 음식, 풍습 등 다른 지역의 생활방식을 접하고 모방한다. 그리고 이를 활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 이를 ‘어텐션 이코노미(眼球經濟)’라고 부른다.

모든 ‘물결’이 그러하듯 ‘한류’의 발생과 전파 과정에도 이를 추진하는 측의 의도나 목적이 숨겨져 있다. 즉, ‘어텐션 경제’가 주목적이고 문화교류는 그에 따른 부수효과에 불과한 것이다.

필자는 ‘한류’에 대해 그리 많이 알지 못하지만 <사랑이 뭐길래> <이브의 모든 것> <목욕탕집 남자들> 등 몇 편의 한국 드라마를 통해 단편적이나마 한국을 이해하게 됐고 ‘한류’도 접하게 됐다.

한국 드라마에는 부부간이나 남녀간의 도리나 상하동료간의 윤리도덕 등 중국에서는 이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유교적 전통들이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가부장적 제도와 남존여비 사상이 자주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작품에서 복잡한 갈등구조를 형성하면서 생동감과 흥미를 돋우고 있다. 그리고 중국 무술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속세를 벗어난 선인(仙人)처럼 묘사되는 것과 달리 실생활을 거의 그대로 그려냄으로써 그것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바로 이런 깊이 있는 묘사야말로 중국 현대물이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부분인 것이다.

필자는 한국 드라마를 접하기 전까지는 한국이 민주적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었지만, 드라마에 묘사된 가부장적 제도의 횡포를 보면서 이것이 한국사회에 내포된 비민주적 요소를 반영하는 축소판처럼 느껴졌다.

그러면, 한류가 중국에서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진입 시기가 적절했다. 중국의 드라마와 영화 중에서 <융쩡왕차우(雍正王朝)>나 <환주꺼거(環珠格格)> 등 시대극은 괜찮은 편이지만 ‘현대생활’을 묘사한 작품 중에는 별로 볼 만한 것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이는 좋은 극작가나 극본, 또는 연기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작품에서 일반적인 중국인들의 생활 및 정서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전혀 살리지 못한데 그 이유가 있다. 한국 드라마는 바로 중국 현대물이 제자리를 잡지 못한 틈을 타서 이런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둘째, 문화적 동질성과 친근감이다. 중국인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피부색이나 문화적 전통 등에서 동질성을 발견했으며, 자기 이야기를 하는 듯한 친근감을 느꼈다. 그리고 드라마 속에 나타나는 한국인들의 생활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중국의 일부 부유층이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이든지, 보통 사람들이 누리기를 희망하는 생활이라는 점에서 큰 거부감 없이 한국 드라마를 즐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