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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퍼오미 (http://jungpd.co.kr http://jungpd.co.kr)
Subject   ☞ 중국의 설 '춘지에' 그 거대한 문화의 대축제
<오마이뉴스의 설에 관한 다른 기사>


중국의 설 '춘지에'
그 거대한 문화의 대축제
 
김대오 기자    
 
중국의 설 춘지에(春節)가 지나고 중국이 다시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스무날 남짓이나 일손을 멈추었던 은행이며 각종 관공서와 회사들이 다시 업무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춘지에는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준다는 의미에서나 시간적으로 우리나라의 설과 아주 닮은 것 같으면서도 우리와는 또 다른 중국 나름대로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농촌인구가 80%에 달하고 그 중 상당수가 대도시에서 따공(打工-노동자)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춘지에도 우리나라 설과 마찬가지로 기차와 고속도로를 꽉꽉 메우며 고향으로 떠나는 사람들과 점점 비어 가는 도시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그 자리에 붉은 연등이 내 걸린다. 그리고 붉은 글씨의 대련과 뒤집힌 福자가 대문마다 나붙는다. 복이 뒤집혔다는 말과 복이 온다는 말의 발음이 같다고 하여 福자를 뒤집어 붙이는 것이 재미있는 발상이다.

  
 
▲ 거꾸로 붙인 福자와 대련  
 
ⓒ2003 김대오
섣달 그믐날 밤이 깊어가고 드디어 새해가 되는 순간, 산발적으로 들려오던 폭죽소리가 마치 전쟁이라도 난 듯이 일제히 울려 퍼지기 시작하고 번쩍이는 폭죽의 불빛이 대낮처럼 골목을 밝힌다.

“빠바바바방” 삐엔파오(鞭炮) 터지는 소리에 차량경보기를 단 차들은 덩달아 경보음을 울려대고 사람들의 환호소리와 사방의 폭죽소리가 어우러지며 중국의 춘지에는 그렇게 막이 오른다.

중국의 춘지에에 관한 유래는 그 역사가 아주 깊고 지역마다 몇 가지 조금씩 다른 설이 있으나 대체로 그 내용은 서로 일맥상통한다.

중국고대에 “年”(니엔)이라는 흉측한 괴물이 살고 있어 해마다 섣달 그믐날이 되면 마을로 내려와 가축과 사람들을 잡아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섣달 그믐날만 되면 모두 깊은 산 속으로 피신을 하였는데 어느 해 한 거지 노인이 산 속으로 피신하지 않고 홀로 붉은 옷을 입고 대문에는 붉은 글씨를 붙이고 마당에는 대나무로 불을 지펴놓고서 “年”(니엔)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러자 그 흉측한 괴물 “年”(니엔)이 그 붉은 색을 보고 또 대나무가 타면서 내는 “타다닥 탁탁”하는 소리에 놀라 멀리 멀리 달아나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로 사람들은 괴물 “年”(니엔)이 붉은 색과 빛과 폭죽소리를 무서워한다는 것을 알고 집집마다 대문에 붉은 글씨로 대련을 써 붙이고 폭죽을 터뜨리며 불을 밝히고 밤을 지새우며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춘지에의 세시풍속은 시경에도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강인한 생명력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폭죽을 터뜨리는 일은 애가 떨어지고 심지어 사람이 죽는 일까지 비일비재하여 정부에서 금지령까지 내렸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평상시에는 1원을 아끼는 가난한 중국 서민들도 하나에 몇 십 원씩 하는 폭죽을 사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 듯하다.

중국인들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순간인 자시(子時)에는 예로부터 잠을 자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을 '묵은 자시를 보내고 새로운 자시를 건네 받다’는 의미로 ‘교자(交子)’라고 부른다. 교자(交子)는 중국어로 만두를 의미하는 교자(餃子)랑 발음이 같다.

그런 까닭에 새해가 밝는 순간 서민들이 이렇게 소박하고 아름다운 소망을 담은 만두를 먹는 것은 바로 송구영신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또한 보름달처럼 둥근 쟈오즈는 단결과 화합의 상징이고 반달모양의 쟈오즈는 중국의 고대의 돈 모양으로서 새해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기를 기원하는 의미라고도 한다.

가끔 장난삼아 쟈오즈 속에 사탕이나 대추를 넣기도 하는데 그걸 먹게 되는 사람은 새해 운수 대통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만두는 중국에서 속이 없는 그냥 찐빵을 말하는데 그 만두에는 또 한 편의 제갈공명의 따뜻한 인간사랑의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제갈량이 남만의 우두머리인 맹획(孟獲)을 일곱 번 붙잡았다가는 일곱 번 풀어주었다는 유명한 칠금칠종(七擒七縱)의 고사를 만들어낸 남만 정벌을 마치고 귀향하던 중에 여수(濾水)라는 강가에 이르렀다. 갑자기 먹구름이 짙게 끼고 일진광풍(一陣狂風)이 휘몰아쳐 도저히 강을 건널 수가 없었다. 놀란 제갈량은 다급히 이 지역의 지리와 기후에 익숙한 맹획에게 그 까닭을 물어보니 수많은 전쟁에서 죽어간 군사들의 원혼이 떠돌며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더 기가 막힌 것은 그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길수(吉數)인 일곱을 일곱 배한 마흔 아홉 명의 죄 없는 사람들의 머리를 제물로 쓴다는 것이다. 제갈량은 궁리 끝에 묘책을 생각해 내어, 소고기 양고기를 다져 동그랗게 만들어 그 위에 밀가루 반죽을 입힌 다음, 찜통에 넣고 쪄낸 사람 머리 모양의 만두로 경건하게 제사를 드린 후 하나 하나 공손하게 강물에 던졌다.

그러자 미친 듯이 울부짖던 바람이 멈추고, 무섭게 넘실대던 파도가 가라앉아 무사히 군사들을 거느리고 그 강을 건널 수 있었다고 한다.

만족의 머리란 뜻의 ‘만수(蠻首)’가 ‘만두(饅頭)’로 명칭이 달라지고 그 크기가 먹기 좋게 작아지긴 하였지만 제갈량의 그 인간 사랑과 지혜는 중국인들의 가슴에 남아 지금도 만두는 제사상의 필수 제물로 애용되고 또 새해 첫날의 자시(子時)에 다 함께 모여 만두를 먹는다.

그리고 그 시간대에 TV에서는 몇 달 여에 걸쳐 준비한 춘지에 완후에이(春節晩會)를 그야말로 화려하고 다채롭게 방영하는데 56개 민족의 다양한 전통문화와 함께 춘지에의 여러 풍속들이 소개돼 재미있고 볼 만하다.

새해 아침이 밝으면 중국인들도 우리처럼 한해의 건강과 만사형통 그리고 현실적이면서도 자본주의적 냄새가 나는 “꽁시파차이(恭禧發財)"라고 돈 많이 벌기를 기원하며 빠이니엔(拜年)이라는 세배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른들로부터 홍빠오(紅包) 혹은 야쑤에이첸(壓歲錢)이라고 불리는 세뱃돈을 받는다.

홍빠오는 “年”(니엔)이라는 괴물이 아이들을 잡아먹지 못하도록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침대 맡에 놓아두었다는 것에서 유래하며 야쑤에이첸은 재앙을 억누른다(壓祟)는 말과 발음이 같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홍빠오 안에 들어가는 돈은 반드시 짝수로 떨어져야 하고 참고로 저승길 노자 돈은 흰 봉투에 집어넣는데 반드시 홀수로 시작하는 숫자여야 한다고 하니 중국인의 사사로움과 세심함이 놀라울 뿐이다.

그밖에도 귤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쥐즈” 라는 귤의 발음이 길하다는 “지”의 발음과 유사하기 때문이고 정월 초닷새 날은 재물신의 생일이라고 하여 재운이 달아날까봐 마당도 쓸지 않고 가정이나 상점에서는 그 재물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일년동안의 재운을 기원하기도 한다. 또 공원 등에서는 미아오회이(廟會) 라는 야시장과 풍물전이 열리는데 다양한 문화공연 등의 볼거리가 그야말로 풍성하고 다채로운 중국의 전통 세시풍속을 느낄 수 있게 한다.

  
 
▲ 정월 초닷새가 생일이라는 재물신  
 
ⓒ2003 김대오
국가의 발전단계에서 끊임없는 노동과 근로에 시달리는 중국국민에게 있어 춘지에(春節)는 그들의 풍성한 전통문화와 어우러져 바쁘고 고단한 삶의 커다란 쉼표이자 활력소이며 지난날들을 고개 숙여 돌아보고, 밝아오는 미래를 새롭게 준비하고 계획하는 거대한 축제로 자리매김 되어지고 있다.  

2003/02/13 오전 10:12
ⓒ 2003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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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2.17 -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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