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특파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중국 대륙에 또다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경고음이 퍼지고 있다. 13일 오전 기온이 제1차 사스 파문의 진원지인 남부 광둥성(廣東省)까지 섭씨 10도대로 하락하는 등 자연조건상 사스 발생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궈칭지에(國慶節) 연휴로 전국적으로 인구의 대이동이 한차례 이뤄진 상태여서 `잠복기'가 진행중인 현재 중국 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역의 공항과 항만에서 검역을 담당하는 국무원 국가질량검사총국은 지난 11일 출입국 수속을 할 때 섭씨 38도가 넘는 `고열이상자'를 즉각 격리조치하고 상부에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실제로 상하이 푸둥(浦東) 공항 등에서는 출입국자들에게 건강기록카드의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출입국자 전원의 체온을 재고 있다. 또 검역요원들도 한동안 쓰지 않던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보건당국은 특히 시민들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주사 접종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스 전문치료시설을 재점검하고 전문인력을 배치하며 다가올 `가을 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 위생부도 지난달 19일부터 사스 일일 발생 현황 발표를 재개했다. 현재까지 신규발생 환자는 없지만 싱가포르 등에서 사스 환자가 재발할 때마다 경고수준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당국의 이런 긴장감과는 달리 시민들의 위생상태는 옛날로 회귀한 듯한 느낌이다. 최근 중화의학회 등이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3개 도시 주민을 대상으로 위생상태를 조사해본 결과 사스기간 이후 손씻기나 하수도 청결, 소독제품 구매 등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스기간 중 가장 강조된 `손씻기'의 경우 약 40% 이상 감소됐으며, 제1차 파동 당시 상대적 안전지대였던 상하이는 80% 이상 감소했다. 사스 파문 당시 3개 도시의 주민들은 50% 이상이 하루에 손을 10번 이상 씻는다고 대답했었다. 또 일부 식당이나 유흥업소 등에 붙어있는 `已消毒(이미 소독)' 등의 표지는 대부분 몇 달 전에 붙여진 것으로 드러나 위생상태가 다시 열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앞좌석에 붙어있는 소독 표시도 형식적인 데서 벗어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쓰레기 무단투기는 물론 사스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야생동물을 먹는 습성까지 일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이다. lwt@yna.co.kr (끝)
원기사 10.14
DATE: 2003.10.26 - 06:14
LAST UPDATE: 2003.10.26 -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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