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출근하면서 오티스가 인류에게 바친 기여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미국의 마천루는 존재할 수가 없었고 오늘날 전세계의 고층건물은 태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티스가 세상에 머물다 간 시간은 비록 50년에 불과 했으나 그가 인류에게 남겨준 위대한 유산인 엘리베이터는 시간이 갈수록 그 진가를 더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해서 항상 처음부터 좋은 대접을 받지는 않습니다. 오티스의 엘리베이터도 홀대를 받았지요.
사람들은 그를 믿지 않았고 특히 안전성에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티스는 자신의 발명품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가졌으며 장차 자신의 발명품이 가져올 세상의 변화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의 비전을 입증해 보이기로 작정합니다. 안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만이 사람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마침내 1853년 뉴욕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장에서 오티스는 매일 밤 관중을 모아놓고 자신이 직접 엘리베이터에 올라탔습니다. 그는 이 기계가 안전하다고 외치면서 승강대가 높이 올리어 졌을 때 엘리베이터의 줄을 끊도록 명령했습니다. 숨을 죽이고 시선을 집중하고 있던 관중들은 일시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줄이 끊겼음에도 불구하고 공중에 안전하게 매달린 승강기를 보고야 그들은 의심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람들은 대체로 의심하고 부정합니다. 그들의 의심은 이제껏 자신의 학습과 경험에 근거를 두기 때문에 매우 완고한 성향을 띄게 됩니다. 천동설이 뒤집어 지기까지 인류가 보였던 완고한 태도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글이 일상화되기까지 받았던 저항도 우리는 기억합니다. 완고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믿고 있는 것들이 참이며 진리라고 생각하기에 다른 의견이나 생각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완고한 사람들이 악인이거나 세상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라서 그들을 무작정 배척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래서 개혁이 혁명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을 것입니다.
<안될 것이다> <어려운 일이다> <말도 안 된다>는 비판은 오티스의 발명품에만 쏟아지지 않습니다. 이런 저항에도 불구하고 인류 역사가 끊임없이 진보해온 까닭은 오티스의 경우처럼 비전을 가진 인물들의 확신에 찬 추진력 덕분입니다. 꿈을 꾸는 사람은 많으나 꿈을 이루는 사람이 작은 까닭이 바로 추진력의 유무 때문이기도 합니다.
DATE: 2002.11.18 -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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