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이화여대 언론영상학과 <방송의 이해> 특강시
1. 앞으로 PD가 꿈이다. 어떤 성격, 어떤 자질이 있으면 PD가 될 수 있는가. 어떤 곳에 흥미를 가져야 하는가..
; 자주 듣는 질문이다. 글쎄 우선 방송사에 입사할 수 있는 즉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흔히 국어, 영어, 상식 논문 또는 작문으로 전형을 치르고 그 다음으로 합숙 면접 테스트 등을 하기도 한다. 인턴제를 도입하려는 방송사도 있다.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꾸준한 노력과 집중적인 준비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입사한 이후다. 좋은 성적으로 입사했다고 해서 좋은 PD가 되는 것은 아니더라... 그야말로 프로그램은 입사성적순이 아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방송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협업 시스템 속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일을 해야 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호흡,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실용적인 리더쉽도 필요하다. 여자대학을 나와서 PD가 되는 사례는 많다.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프로그램 장르에 따라 조금은 다르겠지만 문학적 감수성, 영상에 대한 감각, 사회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일에 대한 깊은 애정과 다양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 무엇보다 방송을 좋아해야 한다.
그외에도 좋은 PD가 되기 위한 소양을 들라면 끝이 없을 것이다. 체력, 외국어 능력, 역사의식, 인간관계, 심지어 경제관념..등 요구되는 것들을 다 적어놓고 보면 이런 자질을 다 가지고서 고작(?) PD밖에 못해..하는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
2. 얼마 전에 MBC의 <떨리는 가슴>이 끝났다. 일부 시청자나 평론가로부터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시청률은 낮았다. 그런데 시청률이 낮았다고 실패한 드라마로 규정되는 경향이 있다. 좋은 드라마의 기준은 무엇인가.
; <떨리는 가슴>의 저조한 시청률은 나도 아쉽게 생각한다. 실험정신, 작품성, 완성도 등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대사의드라마가 워낙 강했고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의 습관적인 시청 행태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런 일은 왕왕 있는 일이다.
시청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공중파는 어쩔 수 없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특히 드라마는 작금 방송사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 장르다. 주말극은 더욱 중요하다. 시청률 높은 드라마가 꼭 좋은 드라마는 아니지만 사실 완성도가 있고 괜찮은 드라마라면 일정 정도 이상의 시청률을 웬만큼은 확보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우리 현실에서 가끔 이 공식이 프로그램을 배반할 때가 자주 있어서 탈이지만....
3. <인간시대>, <신인간시대>.. 등 휴먼다큐멘터리의 제작 노하우가 있는가
연출을 어떻게 하는가.
; <인간시대>와 <신인간시대>를 합해 한 4년 정도 한 것 같다. 인간에 대한 관심은 방송의 영원한 소재이자 주제다. 그러면서 잘 만들기란 쉽지 않다.
연출에 관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인위적, 작위적 연출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흔히 '무장해제'라느니 '무연출의 연출'이라느니 하는 얘기를 한다. 주인공 출연자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해야 한다. 이때문에 초반 3일은 테이프를 넣지 않은 카메라를 돌리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처한 상황 자체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못하는) 상황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을 찾는 것부터가 기획과 연출의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다. 주인공을 찍다 보면 그가 무심코 카메라와 눈이 마주치는 수가 있는데 그럴 때엔 때려주고 싶다. 왜냐 하면 그런 그림은 주인공이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그가 하는 행동이 작위적, 위선적으로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행동이 설득력이 있으면서 유의미해야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파격도 필요하다. 우리의 인생이 모범답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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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를 꿈꾸는 여학생입니다 ~
아항, 내 방송도 해외에서 방송되는 날이 오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