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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정글화
Subject   연극 <애니깽>과 진실의 힘
연극 <애니깽>과 진실의 힘

   최근 <재외동포신문>의 한 기사가 눈길을 끈다. 가로되, “<애니깽> 후손들, 연극 <애니깽>을 만나다”. 사연인즉 극단 ‘김상열연극사랑’에서 극작가 고 김상열 선생을 기리는 행사를 하면서 그의 대표작인 <애니깽>을 상연하게 되었다. 그런데 한국에 직업교육을 받으러온 멕시코 한인후손들과 연락이 되어 그들을 초청해 연극 <애니깽>을 공연했다는 내용이다. 졸지에 ‘연극사랑나누기’의 손님이 된 이들은 재외동포재단과 주멕시코한국대사관이 실시하는 제1회 멕시코한인후손 국내 직업교육에 초청된 훈련생 30여명으로 대부분이 애니깽 후손 3, 4세라고 한다.

   애니깽 후손이라니.... 혹시 모르시는 분을 위해 설명을 하자면 ‘애니깽’은 국운이 기울어져 가는 대한제국 말기인 1905년 멕시코로 떠난 1,033명의 한인 이민자들을 부르는 통칭이다. 당시 이들은 멕시코 유카탄반도 메리다 지방에 있는 애니깽 농장으로 사실상 팔려갔는데, 원래 애니깽(henequen 정확한 발음으로는 에네껜)은 선박용 로프의 원료가 되는 선인장을 이르는 말이다. 그로부터 100년이 넘도록 멕시코 이민 한인 원조들은 죽을 고생을 하였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들의 디아스포라(이산)를 최초로 알린 것이 연극 <애니깽>이고 그 작가가 김상열 선생이다.

   초연 당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킨 이 작품을 선생의 추모 공연에 포함시킨 것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극단이 애니깽 후손들을 초청하게 된 과정에는 <재외동포신문>의 역할이 막중했다. 공연을 앞두고 극단에서는 이벤트 겸해서 국내에 체재중인 멕시코인이라도 초청하려다가 때마침 일단의 멕시코 한인후손들이 인천 부평에서 직업교육중이라는 <재외동포신문>의 기사를 보고 전격적으로 이들에게 연락을 취했다는 것이다. 전문지의 취재정보력이 극단의 홍보기획력과 시의적절하게 결합된 사례가 아닌가 한다.

   대부분 한인과 멕시코인의 혼혈인 애니깽 후손들은 자기 선조들의 간난신고(艱難辛苦)를 담은 연극 <애니깽>을 어떻게 보았을까. 기사에 따르면 이들은 “모든 장면에서 감동을 받았다. 특히 굶주림 등으로 농장에서 고생하는 모습과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 것이 가장 가슴 아팠다.”고 얘기하고 있다. 공연 내내 후손들의 눈망울에 이슬이 맺혔다고도 한다. 그랬을 것이다. ‘사기광고’에 속아 이역만리 멕시코로 와서 혹독한 시절을 보낸 당시 한인들의 고생은 처절하기 이를 데 없었다. 후손들은 이날 연극이 할아버지와 친척들에게 들어온 바  그대로의 내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돌이켜 보면 애니깽 한인들은 조국과 단절된 채 한 세기 이상 진행된 가혹한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은 이들이다. 멕시코 이민은 하와이 등 다른 이민과 달리 단 한 차례로 끝나버려 대규모의 한인 타운은 건설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현지화와 동화 속에서도 한인들은 그들의 정체성을 지켜왔다. 조국이 어려울 때는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그렇게 꿋꿋이 버텨 백년이 지난 지금 후손 중에서 상원의원, 주 대법원장, 병원장도 나오고 교수, 회계사, 의사, 엔지니어는 부지기수다. 멕시코 사회에 기여하면서 그야말로 한국인의 투혼과 강인한 생존력을 실증해 보이고 있다.

   지난 2005년 멕시코 이민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정부는 유카탄 현지에 기념비와 박물관을 세울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교민들과 후손들은 힘을 합해 대대적인 기념행사도 개최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념비적이었던 일은 초기 이민자들이 정착했던 메리다시 근교에 우리 정부예산으로 한-멕시코 친선병원을 건립한 것이다. 이는 멕시코에서는 비교적 낙후지역인 현지주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었다. 한국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애니깽 후손들을 초청해 한국에서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이다. 한국에 온 애니깽 후손들이 직업기술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뿌리까지 잘 알고 갔으면 한다. 어중된 미화나 과장보다 연극 <애니깽>에서와 같은 정직한 응시로부터 한인후손으로서의 진정한 정체성이 배태될 것이다. 그것이 진실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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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1.20 -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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