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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정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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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프로듀서연합회보 합본3권 발간사> 더 나은 방송을 위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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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연합회보'의 합본 제3호를 발간합니다. 월간타블로이드판 '프로듀서';로부터 11년만에 그리고 격주간 대판 '프로듀서연합회보'로부터는 거의 4년만의 일입니다. 때마침 11년 전인 1998년 1월 '프로듀서'지가 창간된 날에 즈음해 합본호를 내게 된 것은 참으로 뜻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지나간 역사에 대한 정직과 회고와 반성,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전망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이번 합본 제3호에 해당되는 기간은 1995년 4월에서 1998년 12월까지입니다. 돌이켜 보면 역대의 권위주의 정권은 방송을 철저히 순치해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시키고, 방송계 내부의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하도록 해 소모적인 시청률 경쟁을 조장하고 사실상 이를 원격조정하였습니다. 우리 방송은 스스로의 힘으로 이런 타율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끌려 다니며 오히려 국민정서에 역기능을 초래하는 일도 없지 않았습니다. 합본호의 구석구석에서 지난날의 부끄러움과 울분의 고백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프로듀서연합회보'는 비분강개만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지고의 목표인 우리 프로듀서들은 현실이 가혹하다 해도 결코 그를 탓하고 주저앉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른바 '영주의식'속에서 개별화되기 쉬운 프로듀서들에게 연대감과 사회적 책임감을 부단히 일깨우고자 하였고 얼마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도 해봅니다. 그래서 이 합본호는 중증을 앓는 우리 방송계의 모순 속에서도 나름대로 바람직한 방송을 하려 애썼던 현장 방송인들의 장렬한 투병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합본호를 일관하는 제호 '프로듀서연합회보'는 우리의 대표적인 고전인 춘향전에서 집자한 것입니다. 춘향전이야말로 조선시대 이래 우리 민중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꼽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대중성과 보편성은 오늘날 우리 방송프로듀서들이 추구하는 바와 멀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춘향전에 담긴 주제들- 탐관오리 척결이나 신분을 뛰어넘은 순애보 등은 당시로서는 매우 전향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모름지기 이땅의 공중파 프로듀서들이 견지해야 할 진보성과 개혁성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춘향전의 세계를 범본으로 삼아 투사(投射)한다는 취지로 4년전 '프로듀서연합회보'의 제호는 탄생했던 것입니다. 연합회보의 기조를 살필 수 있는 한 예가 될것으로 보고 굳이 기록에 남기고자 합니다.
이제 이 합본호를 계기로 연합회는 '프로듀서연합회보'의 시대를 마감하고 'PD연합회보'라는 새로운 제호로 또 한번의 환골탈태를 도모할 것입니다. 춘향전의 정신을 가슴에 아로새기고 격변하는 방송환경을 선도하는 미래지향적 PD상을 견인하겠다는 의지가 새로운 제호에 담겨 있습니다.
향후 공중파 프로듀서의 위상은 필경 그 시기가 문제일 뿐 변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방송구조와 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방송은 결국 프로듀서를 비롯한 일선 방송인에 의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인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신장하는 것이 방송구조 개편에 관한 모든 논의의 대전제가 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PD연합회보'는 그 열린 마당이 될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장 정길화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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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02.04.09 - 1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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