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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정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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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방송진흥원은 '방송회관'의 역사성을 모독하지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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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다시피 방송진흥원은 지난 1월 구조조정의 미명하에 방송회관과 방송개발원을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그러나 이는 양 기관을 대등하게 통합한다는 정신을 무시하고 사실상의 흡수통합을 자행한 것이다. 이로써 방송인들의 오랜 숙원 끝에 현업방송인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방송회관이 실종됐다. 방송진흥원의 정관이나 사업내역, 논의구조 등 어디를 보아도 방송회관 당시의 기능이나 정신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관변 연구기관이라는 지탄을 받던 구 방송개발원이 졸지에 방송인의 요람 방송회관을 유린하고 방송인을 능멸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를 분노케 하는 일이 또 발생하려 하고 있다. 방송진흥원은 최근 건물 내에 방송과는 전혀 관련 없는 모 생명보험사를 입주시킨다고 한다. 방송진흥원에 보험회사라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방송진흥원은 적자보전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사태는 방송개발원이 구 방송회관에 납부하던 연 14억의 임대료수입이 통합으로 사라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이는 방송진흥원 스스로 극복해야할 일이지, 일개 영리회사를 입주시켜 건물의 정체성까지 훼손해가면서 강행할 일이 아니다. 방송진흥원이 방송회관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함으로써 방송인의 사랑을 널리 받는다면 방송유관업체나 단체의 입주가 가속화될 것이 아닌가.
우리들 방송현업인은 이를 계기로 방송진흥원과 문화관광부에 촉구한다. 먼저 방송진흥원은 모 생명보험사의 입주를 백지화하라. 이는 방송진흥원이 들어있는 방송회관의 역사성을 모독하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같은 일이 근본적으로는 구 방송회관의 열악한 재정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방송현업단체들은 이미 방송회관 당시부터 임대료 외에 다른 수입이 없던 재정구조의 개선을 지적해 왔었다. 방송진흥원의 반은 지금도 방송회관이다. 이 방송회관 기능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문화관광부는 공익자금을 조성해 지원해야 한다. 향후 방송발전기금에서도 이는 유지·승계 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방송진흥원 예산 구조에 근본적인 변혁이 필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방송진흥원이 방송회관의 정신을 복원할 것을 요청한다. 1:1 통합정신으로 돌아오라. 방송진흥원은 방송의 발전에 이바지한 방송인을 주체로 삼아 방송제작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하여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요람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이번 일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방송협회도 사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
1999. 3. 19
한국방송인총연합회
(한국방송경영인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디자이너연합회, 한국방송아나운서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연합회, 한국방송카메라맨연합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방송노조연합
(KBS노조, 전국MBC노조, EBS노조, CBS노조, KBS계열사노조, 방송위원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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