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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정길화
Subject   정부여당은 술책적 방송법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방개위 활동이 끝나고 무려 120일이 넘어서야 좌고우면 끝에 나온 정부여당의 방송법안은 우리에게 분노와 허탈감만을 안겨주고 있다. 방송법 개정의 본질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고작 이 정도 법안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방송법 처리를 돌연 유보시키고 방송개혁위원회를 동원했는가.

3분의 2 이상이 정권측 인사로 임명되는 방송위원회 구성의 편파성을 시정하고 방송위원 선임의 사전 검증장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와 언론단체의 줄기찬 지적은 어디로 갔는가. 외압에 취약한 방송사의 편성 자율권을 실질적으로 담보하기 위해 현업 PD와 기자 등이 참여하는 편성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논의는 어디로 갔는가. 뿐 아니라 재벌과 외국자본의 위성방송 참여, 민영방송 지배주주의 소유지분 제한 등 그동안 거론돼 왔던 개혁적 과제에 대해서는 손톱만큼의 고민도 없이 기만적인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고서도 방송 개혁을 운위할 수 있을 것인가.

이번 당정협의에서 일부 손을 댔다는 KBS의 예산권 문제나 MBC의 공적 기여금 문제는 발단부터가 이들 사안이 평지풍파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현 정권이 방송법 개정을 두고 방송사 길들이기를 위해서 정략적으로 이들 사안을 다룬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문진에게 MBC의 예산권을 갖도록 한 것은 아닌 밤중의 홍두깨격으로서, 애초에 검증되지 않는 방안인 공적 기여금을 내세웠다가 여의치 않자 법체계에도 맞지 않는 독소조항으로 딴지를 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결국 덧대기, 떼우기, 입막기로 일관한 이번 당정협의의 결과는 그동안 말만 요란했던 현 정권의 방송개혁 의지가 허구에 불과했음을 완벽하게 입증하고 있다.

정부 여당은 당정협의 과정에서 정작 보완과 다짐이 필요했던 방송위 사무처의 독립성과 연속성 문제나 편성 과다규제의 문제 등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방송사의 개별사안으로 이해관계를 다르게 해 분열을 조장하고 방송계를 장대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식의 공작적 행태는 매우 환멸스런 일이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촉구한다. 통합방송법은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이라는 방송개혁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방송위원과 공영방송 사장 선임의 투명성과 편성위원회의 설치는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다. 이것이 보장되지 않는 방송법은 기만이자 술책에 불과하다. 우리는 부릅뜬 눈으로 앞으로의 논의를 지켜보며 낱낱이 이를 기록하고 평가할 것이다.

1999년 6월 25일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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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4.09 -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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