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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정길화
Subject   방송협회는 지금이라도 방송개혁에 앞장서라
작금 방송노조의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방송인들이 목숨만큼 중히 여기는 프로그램을 일시적으로 유보하고 지난 10여년간의 방송법 투쟁을 총결산하는 이 파업은 그야말로 '성전'이 아닐 수 없다. 이 투쟁에서 우리들 방송인들은 기필코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수호하기 위해 만난을 극복하고 전력투구할 것이다. 방송인총연합회는 지난 7일에 발표한 성명에 이어 이번 파업의 정당성과 불가피성을 다시 확인하며 강고한 단결과 의지로써 연대할 것임을 재삼 밝혀 둔다.

그런데 어제(7월 15일) 발표된 방송협회의 성명은 희생을 무릅쓰고 고난에 찬 파업에 임하는 우리 방송인들을 모독하고 능멸하는 것이다. 방송협회는 "방송인은 방송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파행방송'과 '시청자 볼모…'와 같은 구태의연한 말로 파업 대열에 동참하는 방송 현업인들을 매도하고 있다. 방송협회는 정녕 이번 파업의 의미를 모르는가.

방송위원회의 구성과 인사 검증장치에서 독립성을 확보해내고, 현업 종사자와 방송사가 함께 하는 편성위원회의 구성을 통해 방송사의 자율적 편성권을 실질화하며, 위성방송에서 재벌과 신문 및 외국자본의 진입을 제한하는 등의 논의는 지난 수년간 노조와 방송 현업단체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것들이다. 이는 왜곡과 장악으로 얼룩져온 이땅의 방송사를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다. 그런 점에서 파업 현장은 우리의 또다른 생산의 마당이다. 보다 나은 방송을 쟁취하기 위해 심장의 박동이 용솟음치는 '민주의 터'가 바로 우리들의 현장인 것이다.

방송협회는 정권의 눈치를 보며 설득력도 명분도 없는 흰소리를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최근의 방송법 논의과정에서 행한 일련의 기회주의적 작태를 먼저 반성하기 바란다. 개별 방송사의 이해관계에 매몰돼 전전반측한 것 외에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 돌아보라. 편성위원회를 방어하기 위해 방송협회가 보인 치졸한 노릇에 대해서는 더 언급을 하고 싶지 않다. 지난 날 우리 방송이 보인 오욕에 대한 원죄를 안고 있는 방송협회가 무슨 염치로 방송개혁을 열망하는 방송현업인들을 폄하하는지 참으로 가소롭다.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방송협회는 국으로 가만 있으라.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옛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쪽박을 깨자는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현장 방송인들의 장엄한 한판 굿- 방송개혁과 독립을 온몸으로 외치는- 을 숙연히 지켜보라.

1999년 7월 16일
한국방송인총연합회
(기술인연합회, 경영연합회, 디자이너연합회, 아나운서연합회, 카메라맨연합회, TV카메라기자회, 촬영감독연합회, 프로듀서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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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4.09 -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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