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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정길화
Subject   김현철씨 사면 안 될 말이다
정부는 김영삼 전대통령의 둘째 아들 현철씨를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때 사면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이같은 내용에 접하고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김현철씨가 누구인가. 대통령의 아들이란 이유 하나로 국정을 농단하고 법치를 유린한 권력형 비리의 화신이다. 국가기강을 흐리게 하고 국정의 생산성을 좀먹음으로써 마침내 이 나라를 환란의 위기에 이르게 한 과정에서 매우 주요한 원인을 제공했다. 더욱이 그는 자신의 죄과에 대한 변변한 사과와 반성도 하지 않고 대선자금 잔여금에 대한 국고헌납 약속조차 이행하지 않고 있다. 어디를 봐도 그가 사면돼야 할 타당성을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한마디로 정략적 이해에서 출발한 것으로 단정하며 마땅히 취소돼야 할 일이라고 본다. 그를 사면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며 사법정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사면권을 '군대재판에서의 관할관 재량'같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인가. 이는 대통령 사면권의 합당한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이며 가뜩이나 상처받은 국민의 감정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다.

특히 우리 방송인은 이른바 황태자 현철씨가 국정 농단의 절정에 있을 때 방송계에 자행한 일련의 행위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분노와 허탈을 금할 수 없다. 학연이나 지연을 동원하는 구태의연한 패거리 정치의 연장선에서 방송사 인사에 개입하고 일부 지역민방의 인허가 과정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바, 우리는 방송현업인의 이름으로도 그의 사면을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

비리를 범한 정치인들이 시간만 지나면 줄줄이 석방되고 사면되는 광경을 우리는 그동안 신물나게 보아왔다. 그리고 그들이 '정치적 희생양'으로 둔갑한 뒤 고질적인 지역감정 구도에 편승해 원상복구되는 작태 또한 이미 익숙한지 오래다. 하지만 그 결과 이땅의 사법정의는 어떻게 됐는가. 여권이 입만 열면 외치는 개혁이니 제2건국이니 하는 것들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 사면은 완벽하게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오로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온갖 야합을 마다 않고 있는 현 정권에게 내년 총선에서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임을 정색으로 예언하는 바다.

1999년 8월 6일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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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4.09 -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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