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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정길화
Subject   국민의 정부는 '착란'에 빠졌는가
- 노조간부 연행 사태에 경악한다

참으로 해괴한 일이 일어났다. 어렵게 노정합의를 이루어 이제 방송법 국면이 끝나려나 했는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느닷없이 KBS 노조 현상윤 위원장 등 3명이 강제 연행됐다는 소식에 우리는 할 말을 잊는다. 게다가 경찰은 지난 7월의 연대파업과 관련해 KBS, MBC, 방송위원회 노조 간부 29명에 대해서도 업무방해죄로 출두할 것을 요구해 왔다고 한다. 우리는 정면으로 묻는다. 이것이 국민의 정부 방식인가.

사실상 우리는 지난번의 이른바 노정합의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파업투쟁의 성과물로는 너무도 미미한 것이었고 현 집권여당의 오만함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상 최초의 노정합의가 도출됐다는 것에 애써 위안했다. 그리하여 8월 임시국회의 심의과정에서 좀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그 추이를 예의주시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나온 것이 황당하게도 노조 간부의 연행과 출두요구란 말인가.

우리는 이번 사태를 접하고 현 집권여당이 정치적 난국에 봉착해 거의 '착란'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지 충심으로 우려한다. 내각제를 둘러싼 좌충우돌 속에서 동강댐, 인권위원회 등 주요한 쟁점들은 조정능력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고, 그 와중에 박정희기념관이니 김현철 사면이니 하는 정략적, 반개혁적 준동만이 횡행하고 있다. 방송법 또한 그 연장선에 있는 듯하다. 정쟁과 방송장악의 와중에서 우리 방송은 또한번 정권의 볼모가 되고 마는 것인가.

길게 말하지 않겠다. 현 정권은 내부의 난맥상을 해결하라. 당정이 서로 분열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추악한 작태를 중단하라. 방송법의 통과를 바라지 않는 정권내의 일부 반개혁적 수구 세력은 헛된 기도를 포기하라. 무엇보다 현 정권은 통합방송법 제정에 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하고 실천하라. 작금의 이같은 상황이 방송위원회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생각한 집권여당의 독식 기도와 협량함에서 비롯됐음을 겸허히 인정하라. 정권은 유한하고 방송독립은 장구하다.

또한 현상윤 위원장 등에 대한 연행과 노조간부에 대한 출두 요구 등을 즉각 중단하라. 그리고 이번 회기내에 방송법을 여야합의를 통해 통과시켜라. 한국방송의 과업이며 방송민주화 운동 10년의 숙원인 방송독립이 또다시 물건너가는 일을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1999. 8. 10
한국방송인총연합회
(경영연합회, 기술인연합회, 디자이너연합회, 아나운서연합회, TV카메라기자회, 촬영인연합회, 카메라맨연합회, 프로듀서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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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4.09 -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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