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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정길화
Subject   방송협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 작금 방송계 상황을 보면서

통합방송법은 표류중에 있고 노정합의를 배신당한 방송노조 간부는 지금도 영어(囹圄)의 상태로 있다. 언론개혁과 사회개혁을 견인하는 주체가 돼야 할 우리 방송은 각 방송사간의 소모적 경쟁구조를 극복할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채 눈치보기식 보도와 시청률지상주의, 표절 모방 시비, 일부 프로그램에서의 선정적 일탈, 출연자 조작 시비 등으로 시청취자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에 충심으로 묻노니 방송협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기야 방송협회가 한 것이 왜 없겠는가. 노정합의가 이루어졌을 때 불법파업의 주체와 협상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른바 '업무방해'를 한 노조를 험악하게 꾸짖었다. 그리고 향후 입법 과정에서 방송협회의 입장이 반영돼 한다고 제법 준열한 질타를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협회의 이같은 행동이 전체적인 통합방송법 국면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는 스스로 잘 알 것이다.

방송협회가 한 일은 또 있다. 신문의 날에 신문협회, 편집인협회 그리고 기자협회가 공동주최의 행사를 하는 것에 비추어, 유독 방송의 날은 방송협회 단독의 행사를 하면서 권력층의 눈도장을 찍으려 했던 권위주의 시대의 관행에 젖어 있어 우리 프로듀서연합회는 방송인총연합회와 같은 대표성이 있는 현업단체와의 공동주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방송협회는 올해도 오불관언으로 일관, 단독주최하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을 과시했다. 연초의 방송회관과 방송개발원 통합과정에서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해 방송인의 요람인 방송회관을 오유(烏有)로 만드는가 하면 그나마 있던 PD연합회의 방송회관 정회원 자격을 날려버렸다. 이것이 정녕 방송협회가 한 일인가.

통합방송법 국면에서 각사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정치력과 포용력을 발휘하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각 방송사가 자사의 이해에 따라 각개약진하게 만든 것은 우리 방송사들의 못난 노릇때문이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이토록 통합방송법이 실종 상태에 있고 노조간부가 구속 상태에 있는데 입법을 촉구하는 어떤 노력이나 탄원서 등의 가시적인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방송협회는 또다시 각 사가 자신의 논리로 무장해 위상안보를 위해 날뛰는 일을 방치할 것인가. 방송의 날도 지나고 우리 고유의 전통명절 추석이 지나도록 노조간부가 감방안에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작금 방송은 참담할 정도로 매도당하고 있다. 현업인의 정열이 오염되고 개혁의지는 봉쇄되고 있다. 각 방송사 경영진으로 구성된 방송협회는 소아병적인 경쟁논리나 자리보전 의식에서 벗어나 진정 이땅의 방송이 거듭날 수 있게 환골탈태할 것을 충심으로 당부한다.

1999년 9월 15일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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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4.09 -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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